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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이야기

코로나 바이러스 와 손 소독제.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다. 손소독제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는데, 아는 지인이 이야기를 하다가 (아마 내가 화학자인 것만 알고, 배터리 개발 쪽 인 것은 몰랐나 보다) 손소독제는 효과가 없지 않냐 고 물어왔다. 인터넷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손소독제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

 어느 약사 유투버가 손세정제를 만드는 것을 알려주면서, '사실 큰 효과는 없다' 라고 말했다는 것인데, 검색을 해보니 그런 제목의 동영상은 없고, 뉴스 기사 하나만 발견할 수 있었다. 누가 그랬는지는 몰라도, '알콜이 바이러스가 아닌 세균, 박테리아만 죽인다'라고 말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http://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9927

 

손소독제 제조법 두고 ‘갑론을박’ - 팜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사태가 정점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약사 유튜버들이 ‘손소독제 제조법’ 관련 영상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하지만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배합 비율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리는 ...

www.pharmnews.com

 화학과와 약학과는 꽤나 겹치는 과목이 많다. 약학대학 시험인 PEET의 많은 과목이 화학과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내가 아는 지식에 한에서는 분명, 약학대학에서 바이러스나 세포의 구조를 연구하는 '분자 생물학'을 공부한다 (나도 대학교 1학년 때 한 과목이다). 그런데 알코올이 세균, 박테리아만 죽인다고 말한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손 소독제는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죽일까

 먼저 코로나 바이러스의 구조에 대해 알아야한다. 아래 그림을 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둥근 단백질 껍질이 RNA를 감싸고, 껍질 곳곳에 스파이크가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스파이크는 숙주세포의 acceptor와 결합해 숙주의 세포막에 '박힌다'. 

 

보편적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구조

 

 스파이크를 이용해 숙주세포에 박힌 바이러스는 숙주 안으로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주입하고, 숙주세포에 의해 바이러스가 재생산된다. 저번 포스팅에서 이 과정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

 

2020/02/23 - [화학 이야기] - 코로나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방법

 

 우리가 흔히 소독용 알코올 이라고 알고 있는 ethanol (또는 ethyl alcohol) 은 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단백질 껍질을 구성하는 지질 피막 (lipid envelope)에 작용한다. 지질은 소수성, 친매성인 작은 분자들 말하며, 쉽게 생가하면 "지방"으로 볼 수 있다. 지방이 물에는 녹지 않지만 알코올에는 녹듯, 코로나 바이러스의 지질 피막도 enthanol 분자와 반응해서 분해된다. RNA를 감싸고 있는 단백질 껍질의 구조가 부서져 버리는 것이다.

 

  저번 포스팅에서 말했듯 바이러스는 숙주 밖에서 단백질 덩어리의 뿐이다. 자가 치유, 생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껍질이 부서지면 바이러스는 제 기능을 잃는다. 바이러스가 부서진 뒤 남은 잔해들이 몸속에 들어가더라도, 바이러스로 재생산될 가능성은 없다.

 

어떤 손 소독제를 써야 할까?

 효과적인 손 소독을 위해서는 손 소독제의 알콜 함유량이 60퍼센트를 넘어야 한다고 한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효과가 있다 (핸드메이드, 1인 마켓에서 만든 제품은 알코올 함유량을 확인하길 바란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는 전염성이 높고 증상이 위중한 바이러스이다. 이런 전염병이 퍼지면 사실과 멀더라도 자극적이고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정보가 빨리 확산된다. 그럴수록 냉정하게 본질을 보고, 정확한 정보 소스, 질병관리본부나 공인된 기관에서 발행하는 정보에 집중해 혼란에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