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의 아버지, 루이 파스퇴르가 화학자라고? 소재가 벌써 떨어졌나 생각할 수도 있다. 이제 그에 대해 알아보자.
앙투안 라부아지에가 근대화학의 아버지라면, 루이 파스퇴르는 세균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생명과학의 창시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생명과학자를 고르라면 항상 거론되는 과학자. 탄저균과 광견병 백신을 개발한 과학자. 애주가들에게는 맥주제조원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사람이기도 하다.
루이 파스퇴르는 1848년 화학과 물리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엄밀히 말하면 그는 생명관련 학위가 없다! (농담이다. 당시에는 과학이 지금처럼 세분화 되어 있지 않아서 물리/화학/생명공학은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그는 ENS ( École normale supérieure, 프랑스 명문 대학 중 하나) 에서 박사과정을 진행중에, 화학 역사에 남을 중요한 발견을 하게 된다.
Molecular Chirality and Isomerism.
파스퇴르는 연구중 타타르 산 (tartaric acid, 과일, 특히 포도에서 많이 발견되는 산의 종류) 의 이상한 현상에 주목한다. 자연에서 얻은 타타르 산을 물에 녹여 optical activity 를 가지지만, 인공적으로 합성한 타타르산은 optical activity 를 가지지 않는 것이다.
Optical activity 가 뭘까? 보통 빛은 모든 방향으로 퍼져나간다 (1,2) 그것을 편광판 (3) 으로 걸러내면, 오직 한방향의 빛만 남게 된다 (4). 걸러진 빛을 샘플 (5) 에 투과 시키면 어떤 샘플은 빛을 "회전" 시킨다 (6). 이렇게 빛을 회전시키는 물질을 "optically active" 하다고 한다. 회전된 빛의 각도는 편광판 (7) 을 통해 알수있다 (8).
왜 자연에서 만들어진 타타르 산은 optical activity 를 가지는데, 인공적으로 만든 타타르 산은 그렇지 않을까? 루이 파스퇴르는 만들어진 타타르산 결정이 두가지 모양으로 나누어 진다는것을 관찰했다. 결정을 하나하나 분리해낸 루이 파스퇴르는 비록 똑같은 물질이라도, 다른 optical activity를 가질 수 있고 이것이 결정모양을 만드는데 영향을 준다고 결론 내리고 논문을 작성했다. Chirality 와 Isomerism의 개념이 최초로 발표된 순간이고, 그에 기초한 sponteneous resolution 이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이게 왜 중요하지?
타타르산 같이 chirality 를 가진 물질들은 그 거울상 이성질체 (enantiomer) 가 존재하고, 다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임신 입덧 억제약으로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던 탈리도마이드이다. 탈리도마이드는 R , S 이성질체를 가지고 있는데 R-탈리도마이드의 경우 입덧을 억제하지만, S-탈리도마이드는 태아의 기형을 유발한다.
또한 이성질체가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이성질체에 따라 약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때문에 제약회사에서는 한가지 거울상 이성질체만 분리해 내 약을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항생제인 클로람페니콜은 네가지 광학이성질체 중에 오직 하나만 약으로서 효과가 있다. 이와 같은 광학 이성질체의 개념은 루이 파스퇴르가 처음 발견하였고, 그로 이해 제약, 식품안전 뿐아니라 화학 촉매작용, 전이금속 complex 등 광범위한 화학 분야에 기초가 되었다. 그렇기에 그는 위대한 생명공학자이지만, 역시 프랑스의 위대한 화학자 이기도 하다.
Dans les champs de l’observation le hasard ne favorise que les esprits préparés.
관찰의 세계에서, 기회는 준비된 정신에게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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